작업에서 완성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일단 내 마음에 들어야 하고 내가 생각하는 수준에 도달해야 하고, 그리고 기대치를 충족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보충되어야 한다.
작업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고달프고 힘든 여정 같은 것이다
수많은 진실과 거짓의 신기루를 분별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허허벌판을 자신을 믿고 꾸준히 한 발 한 발 내디뎌야 하는 것이다

30호 캔버스에 목탄. 김*희작업과정작
화실 회원분이 목탄과 몇 가지 혼합재료를 가지고 새로운 구상작업을 하는 작품의 작업 과정작이다
여기까지 오는 것도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었지만 본인 마음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표현에 많은 갈증을 느끼며 작업을 하고 계신다
한고비를 넘기고 진행할 때마다 느끼는 순간의 만족보다는 좀 더 완벽하고 싶은 마음은,
욕심이 라기 보다 작가가 되기 위한 본분을 지키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맞는 말이다............
눈에 보이는 작업의 어설픔이나, 모자람, 그리고 적당히라는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는 것이 작가의 기본적인 마음가짐이 아닐까

목탄 작업 위에 질감을 점차로 올리면서 긴장감과 독특한 화면의 연출을 얻고자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지만 어디까지가 끝이고 결말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루가 달라지는 느낌에 쉽게 마음을 땔 수 없는 건 작업을 하는 작가라면 누구나 욕심을 내는 부분이다.
더딘 전진이지만 수많은 변수를 읽어내고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할 때마다 점점 자신이 깊어지고 실력이 는다는 느낌이 드는 건 당연한 일이다

한 땀 한 땀 올리는 과정 속에 우주가 담겨있다.
많은 선이 모여서 가지와 줄기가 되고 많은 점들이 모여서 꽃이 되는 신비한 경험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대상을 재현하는데 목적이 아닌 보다 근원적인 질문에 대답을 찾는 과정이라고 생각된다
그 과정 속에서 성장하는 것은 자신의 영혼이고 한없이 맑아지고 투명해지는 것은 작업에 몰두할수록 자신이 사라지고 오로지 그리는 행위만 남는 무아지경에 도달하게 된다

그러면 된 것이다.
사실 그 속에서 예술과 진정한 하나가 된다면 작가에게 그것만큼 큰 행복도 없을 것이다.
좋은 작업은 처음부터 휘갈기는 매끈한 그림이 아니고 자신의 손때가 많이 묻고 많이 고치고 많이 어루만지면서 깊어지는 애정이 듬뿍 담긴 그림이 아닐까.

